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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生


박호구의 기나긴 여정을 옅게나마 살펴보았다. 작가는말한다. 방법은 고난보다 많다. 살아가면서 닥쳐오는 고난에도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다. 어릴적 부터 외로운 박후구에게 칠칠이가 있었고, 단심이네, 강선생, 장아저씨가 짧은 순간 존재했다. 그리고 4년 동안 자신의 딸로 키운 희숙이가 박호구를 행복하게 만들었다.삶이란, 행복이란 무엇인가? 지나가는 게 삶이고, 지나가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게 행복이다. 박호구는 항구에서 동행 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난다. 이 또한 그가 살아갈 이유가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삶에서 고난을 이겨낼 방법을 찿아 간다. 박호구는 언제나 칠칠이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여전히 살아있길 희망한다. 그믿음이 호구를 살아가게 한다. 삶이 이처럼 고통스러운 고난으로 가득한데도 지긋한 외로움에 깊이 사무치는데도 우리는 이토록 징그럽게 살아가는 이유는 막연한 희망때문일까? 혹시 모를 머나먼 미래에 대한 기대감때문 일까? 그냥 그렇게 믿고 싶은 위로일까?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운명이라는 박호구의 삶에서, 칠칠이를 찾으러가는 그 마음에서, 동행하는 여자의 존재에서, 어쩌면 아무런 진실을 얻지 못하더라도 삶의 길을 택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음에 안도한다. 그렇다. 그 존재의 의미가, 가치가 누군가에게 희망을 준다. 외롭지만 조금 덜 외롭지 않은, 외로워 울지만 그칠 수 있는 힘을 주는, 그렇게 살아가는 인생이 어쩌면 뜻밖의 생.
객주 홍어 잘 가요 엄마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
등단 47년, 이 시대의 거장 김주영 신작 장편소설

김주영 작가가 총 열 권에 달하는 객주 완간 이후 처음으로 신작 장편소설 뜻밖의 生 을 출간했다. 등단 47년, 여든을 목전에 둔 일흔아홉이라는 나이에도 작가는 끝까지 펜을 놓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청송에 내려가 집필에 몰두해 새 소설을 내놓았다. 한 사람의 일생을 유년부터 노년의 시간까지 그려낸 뜻밖의 生 은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노장만이 쓸 수 있는 삶의 혜안이 담긴 소설이다. 삶의 예측 불허함, 행복의 본질, 세계에 내재된 아이러니를 천부적인 이야기꾼 김주영답게 강렬한 서사로 풀어냈다. 작가는 한 인간이 생을 살아내며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비극과 희극을 동시에 펼쳐 보인다. 그러면서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도,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것도,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것도 결국 인간이라는 사실을 통해 삶의 본질과 연대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뜻밖의 生 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매일 연재한 작품이다.


뜻밖의 生 7
작가의 말 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