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수준은 목회자의 수준이고, 목회자의 수준은 성도의 수준이며, 성도의 수준은 그가 읽는 책의 수준이다.
저자가 언젠가 트위터에 썼던 글이다. 결국 교회의 수준은 성도가 읽는 책의 수준이라는 이야기다. 독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크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책의 저자들에겐 죄송하지만)개인의 간증서, 긍정 운운하며 심리학으로 기독교를 파는 책 등이 기독교 베스트셀러에 버젓이 자리잡고 있는 현실은 내가 볼 때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었다. 이런 책 만 을 접한 그리스도인이 많아지니 결국 도미노처럼 교회의 수준이 점점 떨어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이런 날카로운 비판 정신으로 이 책을 써내려간다.
책 뒷면에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본격 쓴소리 에세이!" 이 쓴소리를 어지간한 쓴소리로 여기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마음 속에 에스프레소 세 잔을 큰 잔에 부어 한꺼번에 마시는 듯한 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은 쓰다. 유난히 쓰다. 저자가 본서에서 자기가 삐딱선을 타는 부류라고 언급하며 이런 쓴소리를 한다. 그래서 저자가 쓰는 글에 대해 100% 공감은 하지 못할지라도 왜 저자가 이런 글을 썼는지에 대해서는 이해를 할 수 있다. 내가 그렇다.
갑각류 크리스천 이라는 단어는 저자가 만났던 한 목사의 말을 빌려 지은 제목이다. 겉은 단단하다. 오만 것들로 자신의 신앙을 감싸고 있는 크리스천들의 속살은 연약하다. 조금만 찔러도 티가 난다. 아프다. 형식의 신앙을 추종하는 세력들을 지칭하는 저자의 뼈 있는 조어다.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를 너무도 중요시하여 오히려 그것 자체를 신앙시하는 크리스천들이 많다. 신앙 내적으로는 새벽기도, 십일조 신앙 외적으로는 술, 담배, 성공, 긍정, 감사 등. 이것이 신앙의 척도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과 성공, 긍정 등을 이용해 교회 마케팅(개인 자산이라고 표현해도 괜찮을 것 같다)을 위해 사용하는 교회, 목사, 교계, 출판업계 등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난 술, 담배에 대해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 내 짧은 가방끈으로 저자의 생각은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내 생각에 결국 저자가 이 시대의, 대한민국의 그리스도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궁리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라 는 것 같다. 저자의 표현으로 닥치고 아멘 은 예수님 한 분만에게 적용되는 말이지 싶다. 설교 시간마다 설교를 끊어가며 목사님에게 궁금한 점을 캐물어보라는 이야기가 아닌 삶에서 진리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고찰하여 전인적인 깨달음의 결과로 아멘 을 외치라는 저자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끝으로 저자의 글을 읽으며 "신약 시대 초기의 유대인-사도행전에서 볼 수 있는 유대인"이 생각났다. 이미 예수님이 오심으로 성전의 시대, 율법의 시대, 모세의 시대는 끝났는데도 굳이 그런 형식에 집착을 하며 예수님을 애써 부인했던 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는 이렇게 형식에 매달려 생각하기를 포기한 그리스도인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추천 연관도서 [존 파이퍼의 생각하라]
겉껍질은 단단한데 그 속에 든 살은 한없이 나약하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허물어지는 절지동물, 갑각류. 들여다보면 실속없는 이 갑각류에서, 저자 옥성호는 오늘날 한국 교회 크리스천의 모습을 떠올린다. 갑각류 크리스천 레드 편 은 오늘날 한국 기독교 전반에 깔려 있는 부조리한 문제점을 저자 특유의 독설로 꼬집으며 세상과 멀어지는 기독교가 아닌, 세상을 품는 진정한 기독교로 거듭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심에 갑각류 크리스천이 있다. 저자는 새벽기도, 술 담배 안 하기, 십일조, 큐티 등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집착하며 겉껍질을 다지지만, 실상 그 속은 기본적인 신학이론도 확신도 없이 그저 연약한 살로 가득 채워진 한국 크리스천들의 수동적이고 불안한 신앙 행동 양태를 갑각류에 빗대어 파헤친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속살까지 단단해지는 길, 요컨대 끊임없이 공부하고 질문하고 회의하는 등 신앙 진리의 진지한 탐구 자세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PROLOGUE
_나는 갑각류 크리스천인가?
PART 1 ‘갑각’한 평신도
01삼성그룹 회장실을 기도실로 만든 이건희 회장?
02나는 무엇에 굶주려 있는가?
03예수, 바울이 담임목사가 되어도 답이 안 나오는 교회
04전도필살기, 스토킹 전도법
05차범근 감독과 최순호 감독이 ‘쎈’ 기도로 붙었다
06갑각을 다지는 기독교 베스트셀러 감상법
07이게 다 붉은악마 탓이다?
08신비주의에 낚인 갑각한 성도
09나는 바울에게 열등감을 느꼈다
PART 2 ‘갑각’한 목회자
10셀프 소명자
11갑갑한 갑각 설교의 한 사례
12여보, 오늘 하나님이 밥 대신 짜장면을 먹으라 하시네요!
13송광사의 예불과 트리에스테 커피의 공통점은?
14말발의 설교, 성령의 설교
15신유 은사? 교회에서 자꾸 작두 탈래?
16설교자냐, 교회 CEO냐?
17침묵의 카르텔, 닥치고 아멘!
18아! 우리에게는 목사가 너무 많다
19초록물고기 혹은 조롱물고기
PART 3 이제는 ‘갑각’ 탈피
20김연아라면 어떻게 했을까?
21나에게는 기독교가 가장 효과가 있어요
22내려놓는 투자
23부족한 기독교에서 충분한 기독교로 가는 나의 실험
24아! 내 안에 천국은…
EPILOGUE
_나는 갑각류 크리스천이었다
_긍정의 메신저, 그는 갑각류 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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